자두연기 정저와 조강지처

자두연기 -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태운다는 뜻.

곧 형제끼리 서로 시기하고 싸움을 이름.

삼국지의 간웅 조조는 무장이지만 문학도 즐겨서 건안 문학을 발전시켰다.

그에게는 조비, 조식 두 아들이 있었는데,

조식이 문무겸비하여 재주가 뛰어나서 조조는

둘째를 태자로 삼으려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너무 급하고 거칠어 맏아들 조비에게 계승권을 주었다.

조비는 조조 사후후한의 헌제를 폐하고 스스로 위의 문제라 하였다.

조비와 조식은 어려서부터 마음이 맞지 않아 항상 충돌이 잦았었다.

어느 날, 조비는 동아왕으로 책봉되어 있는 조식을 불러 명하였다.

"내 앞에서 칠 보를 걷는 동안 시 한수를 지어라.

불연이면 칙령을 배반하는 것으로서 엄히 다스리리라."

조식은 형 문제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즉시 걸어가면서 시를 지었다.

콩을 삶음에 콩깍지를 태우니

가마 속 콩이 뜨거워 우는구나.

본시 같은 뿌리에서 나왔건만

뜨겁게 삶음이 어찌 이리 급한고.

<세설신어>

 

 

정저와 - 우물 안의 개구리란 말로 세상 물정을 모름을 뜻함. 소견이 좁음.

왕망이 신을 세우고, 후한이 일어날 무렵의 일이다.

마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세 형은 모두 벼슬을 하고 있었으나

마원은 큰 뜻을 품고 잠시 조상의 묘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군장이 되었는데, 죄수를 압송하는 도중 불쌍히 여겨

도망치게 하고 자기도 망명하였는데 특사령이 내려 농업과 목축업을 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재산을 전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누더기를 입고서

또 열심히 일하였다.

후한이 일어나자 상경하여 관리가 되었고,

농서의 제후 외효는 마원을 불러 장군을 시켰다.

이때 촉에서는 공손술이 일어나 제라 일컫고 있었다.

효는 마원에게 그 인물됨을 알아오라 하였다. 마원은 술이 동향인임으로

필시 친절히 맞아 주리라 생각하고 갔으나, 술은 무장병을 세워 놓고 오만하게 점잔을 빼면서,

"옛 정의를 생각하여 네가 여기에 머물면 장군에 임명하겠다."

하는 것이었다. 마원은 속으로,

'아직 천하의 자웅이 미정인 이때, 예로써 국사, 현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위엄만을 부리니 이런 자는 천하의 일을 알 리 만무다.'

하고 사양하고 돌아와,

"그자는 우물 안 개구리입니다. 좁은 촉 땅에서 뽐내는 미미한 자입니다."

고 보고하였다. 이에 효는 그와 친교를 맺으려다 그만두었다.

<후한서> <마원전>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사자성어로는 정저지와이나 고사로는 정저와로 전해오고 있다.

 

 

조강지처 - 곤궁할 때부터 간고를 함께 해온 처. 본처.

후한의 세조가 된 광무제의 수하에는 현인재사들이 수두룩하였다.

그래서 이른바 그의 천하 통일 후 '철중의 쟁쟁(여럿 가운데서 매우 출중하게 뛰어남)'

이라 하여 은근히 뛰어난 인물들을 자랑하였다.

이 이야기는 그 중의 한 인물과 관련된 것이다.

광무제에게는 미망인이 된 누이 호양 공주가 있었는데,

공주는 대사공 송홍에게 뜻이 있었다.

나중에 자기 누이의 마음을 알게 된 광무제는 정식으로 송홍에게

누이를 소개할 수는 없어 작전을 짰다.

어느 날 누이를 옆방에 불러다 놓고 송홍을 초대하여

"이런 말이 있지 않소. 사람이 살다가 부해지면 가난한 때의

교제를 바꾸고, 귀해지면 처를 바꾼다 하는 말 말이오.

공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오?"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물었다.

"아니옵니다. 소신에겐 빈천하였을 때의 친교는 잊을 수 없고,

조강지처는 당에 내려보내지 않는 것이 옳은 도리인 줄 아옵니다."

하였다. 송홍이 돌아간 뒤 광무제는 누이에게,

"저런 사람이니 가망이 없다." 하였다.

<후한서> <송홍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