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양지인 수서양단 수즉다욕

송양지인 - 쓸데없이 베푸는 인정.

송나라 환공이 죽기 전 태자인 자부는 서형인 목이가 인덕이 많은 것을 보고,

태자의 자리를 그에게 양보하려 하였다. 그러나 목이는,

"나라를 양보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인자다."

라면서 굳이 사양하였다. 그리하여 자보는 위에 올라 양공이 되고 목이를 제상에 앉혀

송을 잘 다스렸다.

양공 7년, 송에 운석이 5개 떨어진 일이 있었는데 양공은 이를 제후의 패가 될 징조라

여기고 야망을 품기 시작하였다.

우선 제를 공격하여 공자 소를 세우고 또 송, 제, 초의 제후의 맹주가 되었다.

목이는 소국이 패를 다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반대하였다.

그해 가을에는 송, 초, 진, 채, 정, 허, 조의 제후를 모았으나,

강국 초는 양공의 행동을 괘씸히 여겨 양공을 포로로 잡아갔다.

겨울에 석방되었으나 정이 마음대로 초와 내통한다하여 정을 쳤다.

이에 초가 정을 구하러 오자 홍수에서 싸움이 벌어지게 되었다.

초군이 속속 내를 건너왓다. 목이는,

"적은 많고 아군이 얼마 없으니 적진이 정비되기 전에 치는 게 좋겠습니다."

하였으나 양공은,

"군자는 상대방의 약점을 노리는 법이 아니다. 적군의 진용이 정비되지 않은 틈을 타서

친다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하고 반대하여, 초군이 내를 다 건너고 진용이 정비된 뒤에 공격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역부족으로 완전히 패하고 양공은 다리에 상처를 입은 것이

악화되어 이듬해 죽고 말았다.

<십팔사략>

 

 

수서양단 - 어느 쪽으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의심하여 주저하거나

어느 쪽으로도 붙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을 이르는 말.

전한 경제 때, 위기후 두영과 무안후 전분은 서로 상대방을 시기하며 황제의 인정을 받으려 하였다.

한번은 사소한 일로 시비를 가리다가 드디어는 황제에게 호소하였다.

황제는 흑백을 가려 주려고 어사대부 한안국에게 물으니 판단하기 곤란하다 하였다.

다시 궁내대신 정에게 물으니 그는 처음에 두영이 옳다고 하였으나 사태가 좋지 않음을 깨닫고

확실한 대답을 피하였다. 그래서 황제는,

"평소엔 이러니 저러니 비판하다가 가장 중대한 일에 입을 다무니 어찌 궁내 대신을

감당하겠느냐, 괘씸하다. 네 일족을 참죄하리라." 하고 호통쳤다.

전분은 황제의 마음을 괴롭힌 것을 창피하게 여겨 사표를 내고 나가다가 어사대부를 불러 쏘아 붙였다.

"너는 구멍에서 머리만 내민 쥐처럼 엿보기만 하고 얼버무리느냐?

이 일에 옳고 그름은 분명한 것인데." 이 말을 들은 어사는,

"대감께서는 이렇게 하십시오. '위기가 말한 것이 옳으므로, 신이 무리한 말씀을 드려

폐하께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습니다. 삼가 거적을 깔고 처벌을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면

황제는 반드시 대갑의 겸양지덕을 칭송하시고, 대감은 재상의 지위를 지킬 것입니다."

전분은 이 말이 옳다 생각하고 그리 하였더니 과연 그의 말대로 파면은 커녕

황제의 신임이 더욱 두터워졌고 위기후 일족은 피살되었다.

<사기> <위기 무안후전>

 

 

수즉다욕 - 오래 살면 욕됨이 많음. 곧, 오래 살수록 고생이나 망신이 많음.

<장자>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태고의 성제 요가 어느 날, 화라는 곳에 갔는데, 그곳 봉인(국경을 지키는 관리)이 요를 보고는,

"장수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인사하자, 요가 답하기를

"아니오. 장수하기를 원치 않으오."

"그럼, 부자가 되시기 바랍니까?"

"부자도 바라지 않으오."

"장수도 부자도 싫으시다면 많은 아들을 두기 원합니까?"

"아니, 그것도 싫소이다. 아들이 많으면 못난 아들 있을까 걱정이고,

부하면 쓸데없는 일이 많이 생겨 귀찮고, 장수하면 욕을 많이 보게 되니 모두 원치 않소이다."

이에 봉인은,

"요가 성인인 줄 알았더니 군자 정도밖에 안 되는 인물이구려. 아들이 많으면

각자 자기 분에 맞는 일을 맡기고, 재산이 많으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장수하여 천 세가 되어 세상이 싫어지면 선인이 되어 상제가 계신 곳에 이르면 되는 것 아니오?"

라고 말하며 돌아갔다.

요가 깨달은 바가 있어 그를 붙들고 좀 더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하였으나 봉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장자> <천지편>